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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눔/생각나눔

노후원전 폐쇄로 시작하는 교회의 탈핵에너지전환

 
2015.02.12.~13 _ 기독교환경회의(산돌학교) 발표글
 
노후 원전 폐쇄를 시작으로 교회의 탈핵 에너지전환를...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전 세계적으로 높습니다. 사고 원자로에서의 방사능 유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 그 영향은 우리나라에도 크게 미치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나는 생선 등의 먹을거리가 문제되면서 다량의 어종이 수입 금지되었고,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수십 년간 생태계가 파괴될 위협 앞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와 원자력 계는 여전히 수명을 다했거나 문제가 드러난 원전까지 가동시키고 있습니다. 전기가 모자란다며 원전은 물론 화력발전소까지 추가로 증설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현재 우리나라의 원전은 23기나 가동 중이고, 원전 밀집도는 세계 1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속도는 세계 최고수준에 달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수명을 다한 원전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인데, 수명을 다한 노후 원전은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두기나 됩니다. 
고리 1호기는 국내 최초의 원전으로 1978년에 첫 가동된 가압 경수로입니다. 그리고 2007년에 30년의 수명을 다하고 정부의 수명 연장 심사를 거쳐 증기발생기 등을 교체한 뒤 2017년까지를 전제로 연장 가동되고 있습니다. 국내 원전 사고의 전체 발생건수(681건) 가운데 20%(130건)가 이곳에서 일어난 사고로 국내 원전 평균 고장률의 2.7배나 높은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입니다. 더구나 원전 1기에는 부품이 250만 개나 들어 있어 작은 장애일지라도 큰 사고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데, 만약 노후화된 배관 등의 시설에 약간의 문제라도 생기게 되면 반경 30㎞에 거주하고 있는 약 340만 명에겐 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약 85만 명 사망 추정). 아니 그들만이 아니라 그림에서 보듯 우리나라 전체가 고농도로 오염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월성 1호기는 1983년 첫 가동 후 2012년 11월까지의 수명을 다하고 지금껏 멈춰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중수로입니다. 중수로(월성의 1~4호기)는 경수로들과 달리 냉각재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체르노빌에서와 같이 핵분열반응이 급격히 진행, 핵 폭주로 인한 폭발이 일어날 수 있어 전 세계에 7%밖에 없는 원자로입니다. 수명 연장 경험도 별로 없고 안전성, 경제성을 이유로 종주국인 캐나다에서도 폐쇄한 원자로(젠틀리 2호기)입니다. 게다가 월성은 경주에 위치해 있고 울산 바로 옆으로 30km 반경에 104만 명이 살고 있는데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지진 위험이 높은 지역입니다(반경 30Km 이내 지진 발생현황 - 월성 35건, 울진 15건, 영광 10건, 고리 5건, 이상 78년 이후 총 65건). 이밖에도 가동 중에 방사성 물질(삼중수소)을 다량 대기로 방출하는 것이나 연료로 천연우라늄을 사용하기에 사용후 핵연료도 경수로보다 5배나 더 많이 배출된다고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상황이면 폐쇄하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하지만 선뜻 그리 못하는 것이 전력부족 때문이라는데 그건 막연한 두려움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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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1호기(현 전기생산량 = 총 전력의 0.6%, 반경 3030km 이내 340만 명 거주)
- 월성1호기(현 전기생산량 = 총 전력의 0.7%, 반경 30km 이내 109만 명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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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의 경우 최대 전력소비를 기록했을 때의 전력 예비율을 원전 개수로 치면 10개 정도였다고 합니다. 고리나 월성 1호기 정도의 소규모이면 20개 분량도 됩니다. 평상시였더라면 원전 30개 분량도 될 수 있었다고 하니, 굳이 전력낭비 부분을 지적하지 않더라도 수명 끝난 원전을 가동해야 할 만큼 전력이 부족하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사전평가서(국회예산정책처)를 봐도 두 원전의 폐쇄는 설비 예비율(2025년, 20% 이상)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울 뿐 아니라 전력 공급도 안정적이라고 합니다. 이미 5천여억 원의 설비개선 비용을 쓴 것에 밀려 연장 운행하기에는 안전성이나 경제성 모두에 있어 위험성이 너무 큽니다. 
IAEA(국제원자력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도 많은 원전이 설계 수명이 끝나기도 전에 폐쇄되고 있다고 합니다. 2013년 말까지 폐쇄된 원전은 143기인데, 평균 가동연수가 23.5년이라고 합니다. 설계 수명을 넘겨 가동 중인 것이 47기라지만, 우리나라는 원전 이용률이 높아 그만큼 노후화 현상도 심하고 그에 따른 위험 부담이 더 크기에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입니다(세계 평균 70%, 월성 1호기는 평균 86.2%).
사실 지금 당장 가동 중인 원전을 다 폐쇄하자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수명이 끝난 것부터 차례차례 폐쇄하고(2020년이면 10기의 원전이 추가 수명 다함), 신규 원전 건설을 자제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고 재생에너지의 생산을 늘리자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신나게 에너지를 절약하거나 생산하게 도와줄 기술이 산업이 되어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고, 그러다보면 핵 없는 마을, 핵 없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핵 없이 모두와 더불어 사는 삶을 사는 일이 선행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빛(태양)의 범위 안에서 만족하면서 살아가고자 애쓰는 무리들이 필요합니다.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빛과 바람을 잘 활용하여 전기 소비를 줄이고 쾌적하면서도 안전한 삶을 누리는 에너지전환의 길을 걷는 교회들이 필요합니다. 이제 그 길을 앞서 걷고 있는 교회들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 핵 없는 교회, 핵 없는 마을, 핵 없는 나라, 핵 없는 세상을 이루는 꿈을 함께 이루어갑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