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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서울연회 교회들의 생명밥상에 대한 설문조사”를 마치고

 

 

“서울연회 교회들의 생명밥상에 대한 설문조사”를 마치고

 

한국교회환경연구소(소장 전현식)에서는, 서울연회 환경위원회와 공동으로 2013년 10월 한 달 동안 서울연회 안에 있는 교회를 대상으로 ‘교회의 밥상 차림과 거기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교회가 밥상차림을 통해 교우들의 몸과 마음은 물론 지구 동산을 살려 하나님의 창조를 적극적으로 보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번 조사에는 강북 1곳, 노원 6곳, 도봉 5곳, 동대문 8곳, 마포 5곳, 서대문 2곳, 성동광진 2곳, 성북 2곳, 은평 5곳, 은평동 10곳, 종로 5곳, 중구용산 4곳, 중랑 5곳 등 총 13개 지방회에서 62교회(유효 60)가 참여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내었다.

 

모든 교회들이 주일 날 공동식사를 하고 있는데, 대부분(95%)의 교회들이 밥과 반찬을 나누어 차려 교우들이 식사하도록 하고 있었다. 국수를 먹는 곳은 3%(2곳), 외식을 하는 곳은 2%(1곳)에 불과했다. 밥상을 차릴 때는 예산이 56%나 되었지만, 교우들의 기호(18%)나 건강(23%)도 상당부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밥상 차림에 대해 교우들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싸고 맛있는 음식을 잘 차리고 있다’는 생각이 29%(33곳), ‘교우들의 건강과 식품 안전에 주의를 쓰고 있다’가 28%(32곳), ‘식품 안전과 교우들의 건강, 지구 환경을 위한 밥상을 차리고 있음을 인정한다’가 16%나 되었는데, 이같은 결과는 교우들의 의견을 별도로 들을 경우 달라질 수는 있으나 지난 5년간 연회 차원에서 밥상지도자교육을 실시한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이기에 의미있는 결과라 생각한다.

구체적인 밥상차림에 관한 질문을 살펴보면 더 분명해지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기도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다’고 한 교회가 97%나 되었다. 그리고 인원을 파악하여 필요만큼 구입하느냐는 질문에도 모든 교회가 ‘매우 그렇다’, ‘그렇다’고 답변했다. 생협 혹은 직거래를 통해 유기농산물을 구입하고 있다는 교회는 21%에 불과하였지만, 대부분(매우 그렇다. 44%, 그런편 44%, 총 88%)의 교회들이 가공식품을 삼가고 우리 농산물을 이용하고, 96%(매우 그렇다 57%, 그런 편 39%)가 제철에 나는 채소와 과일을 먹고자 노력한다고 답변하여 상당부분 교회 밥상차림이 개선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텃밭이나 주말농장에 참여하는 등 간단한 채소를 지어먹는 경우는 16%에 불과).

음식물 쓰레기와 관련한 질문에는 36%의 교회가 ‘상을 간단히 차리고’, 59%가 ‘배식을 뷔페식으로 하고 있다’고 하였는데, 실제적으로 남은 음식이 별로 없다고 답한 경우는 22%였다. 그런 편이라고 답변한 곳(44.7%)까지 포함하면 대체적으로 잔반통이 필요없다는 교회는 68.7%나 되는데, 이는 답변의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그간의 교육의 결과라 생각되어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할 수 있다(이들 교회들의 경우 음식물 쓰레기가 배출되면 따로 모아 퇴비로 만들어 보내는 경우는 16%였고, 배출된 것 가운데 채소 다음은 것과 과일껍질 등은 퇴비로 보내는 경우는 13%였다). 다만 이들 교회 가운데에도 배출량을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변한 경우가 많아 좀 더 세밀한 조사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찌됐든 교회적 차원에서 음식문화와 관련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교회는 26%였는데, 이는 생명밥상 문화가 교회 내로 보다 깊숙이 자리잡고 교우 가정으로까지의 확산하도록 하기 위한 과제를 제시하는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다만 살필 것은 교회에서 주일 배출하는 양과 관련하여서는 21개 교회가 답변을 하지 않았는데, 주방 담당자들의 생각만으로는 40개 교회가 주일 하루에 435.5리터 정도를 배출, 한 교회가 평균적으로 약 20리터씩의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다소간에 정확도가 떨어지기는 하나 이들 응답자(교회 밥상 담당자)들 가운데 5.8%가 소속교회의 배출량에 대해 ‘많은 편’이라고 답하고 87%가 적당(30%)하거나 적은 편(57%)이라고 답변한 것을 생각하면 향후 ‘음식물 쓰레기 제로 문화를 향한 교회들의 실천’ 노력이 요청되는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더욱이 우리나라에서 연간 버려지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의 배출에 대해 49%(10% 매우 심각, 39% 심각)만이 심각하다고 답변하고 41%는 ‘별로 심각하지 않다’, 10%는 ‘전혀 심각하지 않다’고 답한 점을 고려하면 더욱 분명해진다.

교회들의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를 위한 방안에 대해 묻는 질문에, 34%의 교회가 ‘음식남기지 않기 캠페인’을, 23%의 교회가 ‘음식 및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가르침’을 꼽았다(‘식단 개선 및 간편한 상차림’이나 ‘계획적인 구매’, ‘부페식 상차림’은 각각 13, 11, 10%씩 답변). 이는 위의 조사 결과로 나타난 교회 과제와 일치하는 부분인데, 이후 교회 생명밥상을 향한 실천을 해나감에 있어 다소 간에 희망을 두는 것은 교회에서 밥상을 차리는 이들이 ‘밥상에 대한 신앙인의 자세’를 묻는 질문에 대부분 긍정적인 답변(‘한톨의 쌀에도 하나님의 섭리가 스며있다’ 55.9%, ‘식사 전 밥상에 올라온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기도한다’ 95%, ‘하나님의 은혜와 세상의 정성에 감사하며 천천히 먹는다’ 83%, ‘음식을 남기는 것은 죄라고 생각한다’ 78%, ‘건강한 먹을거리와 음식문화에 대한 설교나 교육을 접한 적이 있다’ 62%)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주방 담당자가 1년 혹은 임기에 따라 바뀌지만 계속적인 연회의 밥상지도자교육은 물론 개 교회 차원의 교육이 이어지게 된다면 보다 진전된 생명밥상 문화가 정착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특별히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되는 시점이기에, 이번 조사결과가 갖는 의미는 더 크다는 생각이 든다. 전국적으로 연간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현재 4백만 톤이나 된다. 매립이든 자원화든 이 쓰레기들을 처리하는데 20조에 달하는 비용이 든다는데, 이는 2013년 새롭게 책정된 서울시의 예산과 비등한 수치이다. 연회에 소속된 교회들이 위치한 서울에 사는 이들이 하루 동안 힘들게 만들어 정작 먹지는 않고 버리는 음식물이 약 2천5백 톤이라 하고 이를 일년치로 환산하면 서울 시민 한 사람의 몸무게의 1.5배(90kg)에 달한게 된다. 그러하니 연회에 속한 교회들이 이에 대해 보다 정확히 인식하고 개선해갈 수 있도록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연회가 힘써온 바탕 위에 깊이 있는 연구와 교육, 실천캠페인을 더하여, 연회에 속한 모든 교회는 물론 이 땅의 많은 교회들이 ‘생명 밥상’을 차려 남김없이 먹음으로 하나님의 창조 세상을 일상의 삶 속에서 살아내게 되길 기도드린다. 

< 작성 : 유미호,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

* 별첨 : 다수가 참여한 3개 지방회의 데이터 상의 차이를 살펴본다면, 유기농산물 구입은 동대문지방회가 높았고, 텃밭이나 주말농장 참여는 은평동지방회의 참여율이 높았다. 한편 전체 지방회의 조사결과의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 것은 음식물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부분이다. ‘남은 음식이 별로 없다’고 답변한 것(전체지방회 68.7%, 노원지방회 67%, 동대문지방회 62%, 은평동지방회 80%)과 별도로, 전체지방회가 49%만이 ‘심각하다’고 답변하였는데 노원지방회는 83%, 동대문지방회는 75%, 은평동지방회는 80%가 ‘심각하다’고 답변하였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