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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와묵상

2013년 5월에 드리는 창조보전을 위한 기도

주님, 아름다움이 만개한 5월이 왔습니다. 이러한 5월의 화려함 속에서 시들어 있는 타인을 바라보는 우리가 되게 하여주소서.

새싹 끝에서 숨죽이며 5월의 봄이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치열한 삶과 같은 겨울의 끝자락에서 다시 피는 5월은 참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낭만에 취해있을 때 일수록 우리는 시린 나날들 속에서 역동적 생명력을 발휘한 새싹을 기억해야 합니다. 뼈 속까지 시린 겨울을 이기고 다시 피어나는 새싹은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따스한 햇살과 싱그러운 바람에 피우지 못할 꽃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너도나도 꽃이 되길 원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자기 의를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져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의 고정된 시선을 내려놓아야 함을 느끼게 합니다. 모두가 낭만을 즐기며 꽃의 영광을 쫓고 있을 때, 묵묵히 세상에 생명을 주는 새싹의 삶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이에 비해,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고 있습니까? 남보다 잘 살기위해, 더 편한 삶을 살기 위해, 따뜻한 햇살만을 찾아다니며 하나님과 타자를 이용하여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 하고 있지 않는지 생각해보는 5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잠시 고정된 시선을 돌려 시들어 있는 타인과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어쩌면 더욱 아름다운 5월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요.

 

주님, 우리의 무한을 향한 욕망으로 인해 이름도 없이 사라지는 생물종이 있음을 기억하게 하소서.

5월 22일은 생물종다양성보존의 날입니다. 인간은 무한을 향한 욕망으로 인간과 ‘다름’의 위치에 있는 종들, 즉 타자에 대해 폭력을 일삼아 왔습니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는 법! 어김없이 인간의 폭력은 자연재해와 같은 더 큰 폭력으로 인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폭력을 향해 비폭력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십자가의 길, 그것은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인간의 무차별적 폭력으로 점차 생물종들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의 감소는 인류의 문화와 복지, 더 나아가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입니다. 한 달 동안 우리 모두 슬기로운 청기지가 되는 방법을 함께 고민했으면 합니다.

 

주님, 생명의 물이 우리의 아픔을 치료하고 세상을 살릴 수 있음을 기억하게 하여주소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물 부족, 가뭄 현상은 늘 풍족할 것만 같았던 우리나라의 ‘물’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지역 곳곳의 물줄기가 말라 농․공업용수는 물론 식수까지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잘 알려 진대로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검룡소 계곡이 바닥을 드러냈었고, 오랜 기간 동안 가뭄에 시달린 태백과 호남지방, 일부 도서지역에서는 제한급수와 급수차를 이용한 식수공급이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물’의 문제는 이를 둘러싼 지역갈등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진주 남강댐을 둘러싸고 물을 확보하려는 부산시와 홍수위험으로부터 안전할 권리는 주장하는 서부 경남권은 ‘식수확보(생존)’와 ‘안전’이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두고 대립하고 있습니다. 이웃들이 물로 고통 받고 있는 동안에도 우리가 쓰는 물의 양은 1인당 하루 395ℓ나 됩니다. 우리가 더 이상 무분별한 남용과 폭력으로 생명의 물을 잔혹한 죽음의 물로 내몰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5월 마지막은 바다의 날입니다. 그리고 이어 6월 첫 주는 환경주일입니다. 은총의 물, 모든 피조물과 함께!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우리가 생명의 물에 가한 폭력을 참회하며 하나님께 나아가, 모든 피조물과 함께 은총의 물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창조 때에 하나님께서 만든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기도하고 실천하는 한 달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