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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눔/생각나눔

GMO로 그늘진 우리의 밥상

141209 - GMO로 그늘진 우리의 밥상 (바이블25-1)

 
GMO로 그늘진 우리의 밥상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최근 최대 규모의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안전성검증’ 독립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달 11일 ‘팩터GMO(Factor GMO)란 이름의 민간프로젝트로 시작되었는데, 세계적인 GMO기업인 몬산토의 옥수수와 제초제를 6천만 마리의 실험쥐에게 먹여 2~3년간 총 다섯 세대까지 확인, GMO 안전성’ 논란에 결론을 낸다고 합니다.
90년대 말부터 몇 차례 실험으로 입증되어온 위해성을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게 한다는 측면에서는 환영할 만하나, 이미 다국적기업들이 이윤추구를 위해 개발한 GM작물로 만들어진 식품들로 가득 찬 우리의 밥상을 생각하면 연구결과를 기다릴 시간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GMO곡물이 연간 794만 톤 수입되고 있는데, 그중 직접 먹는 것이 184만 톤으로 세계 2, 3위를 다투고 있으니 말입니다. 더욱이 유전자조작식품인지조차 모른 채 먹고 있기 일쑤입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공개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과자류(1644), 서류가공품(1500), 곡류가공품(1644), 두류가공품(984), 장류(997), 조미식품(1732) 25개 품목 약 13000톤의 GMO식품이 완제품 등 가공된 상태로 수입됐는데, GMO표시가 된 제품은 거의 없습니다.
무엇보다 GMO밥상의 주범은 가공식품입니다. 식용유는 콩, 옥수수, 면화, 카놀라(유채)를 수입해 가공되는데, 먼저 콩, 옥수수는 대두 총생산의 94%, 옥수수 작물의 88%GMO인 미국에서 전량 수입됩니다. 카톨라유는 전부 캐나다산 GMO, 참치 캔에 들어가는 무색의 면실유는 GMO면화씨로 만들어집니다. 시중의 간장도 거의 수입산 콩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대부분 GMO콩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모든 음료수에는 과당이 들어가 있는데, 이 과당은 GMO옥수수 전분에서 추출된 것입니다. 식약청이 식용으로 승인한 식품첨가물 14가지도 GMO라 이야기됩니다. 그리고 표시되지 않아 포함여부를 알 순 없지만, 축산물(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GMO사료와 GMO성장호르몬 주사로 자라난 것들입니다. 아이들이 즐겨 먹는 돈가스나 햄버거에 들어가는 고기와 기타 부재료의 원재료도 대부분 그러한 걸로 이야기됩니다.
이 같은 밥상의 현실이 한편의 다큐영화로 만들어졌는데, 가족과 함께 GMO를 따라 미국 전역을 여행한 이야기가 담긴 ‘GMO OMG(2013, 제레미 세이퍼트 감독)’입니다. ‘유전자 조작 농산물’을 뜻하는 GMO와 ‘오 마이 갓’의 OMG, 두 단어가 합쳐진 제목의 이 영화를 보면 미국 대형마트의 거의 모든 것이 GM작물로 만들어진 것일 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밥상에 숨겨진 비밀에 다가서게 될 것입니다.
만일 자신과 가족 특히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내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GMO식품이 무엇 무엇인지 아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아직 위험을 단정할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오히려 ‘안전하다’는 확실한 근거가 마련되기까지는 먹는 것을 삼가야 하는 것이 옳지 싶습니다. 이대로 ‘반드시 피해야 할 독성물질’임이 밝혀지기까지 날마다 먹다보면, 우리의 건강과 생명, 그리고 환경을 지킬 기회는 우리에게 영영 허락되지 않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미 위험성을 감지한 유럽 각국에서는 수퍼마켓과 밥상에서 GMO식품들을 추방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후손들이 살아갈 만한 세상을 만들어주려면 ‘생명의 안전’을 확신할 수 있는 밥상을 위해 작은 일부터 계획하여 힘 있게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우선은 하나님이 창조하여 한 생명 한 생명에게 선물로 주신 고유한 유전자를 조작하여 탐욕의 밥상을 차리는 일을 멈추어야 합니다. 우리의 밥상이 GMO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할 길은, 소박한 밥상을 차리되 가공식보다는 자연식을, 수입산이 아닌 우리 땅에서 난 것을 선택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그런 밥상을 차려가는 가운데, 모처럼 시작된 ‘팩터GMO’ 프로젝트도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생명의 안전’을 꾀할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를 내게 되길 희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