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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눔/읽을거리

훈수 2편 "따로따로"

                              따로따로

                                                           -문시종

 

하 오랜 가뭄 끝

마른 내에 억수비 들어

 

올 첫 늦 맹꽁이 소리

귀 곧추 반겨 새기노라니

 

'맹'하고 외는 놈 따로

'꽁'하고 외는 놈 따로.

 

 

따로따로(작가의말)

책을 읽다가 얼핏 들으니, 내가 '꽁'도 해 보라고 일러준 그 맹꽁이 녀석이 '꽁'소리를 내는 것도 같아서 제대로 하고 있는가? 귀를 모아 들어봤더니, 아니 이 녀석이 이번에는 '맹'소리는 내지 않고 '꽁'소리만 내내 내고 있었습니다.

웃기는 놈이라고 생각하고는 더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소리가 연못쪽이 아닌 다른 곳에서 나는 것 같았습니다.

수상하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다른 놈이 또 하나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조금 있으려니 둘이서 같이 우는데, 한 놈은 '맹'소리만 내내 지르고, 다른 한 놈은 '꽁'소리만 지르고 있었습니다.

그 때 나는 또 다시 상식의 허를 찔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이제까지 맹꽁이들은 각자가 '맹꽁', '맹꽁'하고 우는 줄만 알고 있었거든요.

거 참! '맹'하고 우는 놈과 '꽁'하고 우는 놈이 따로따로라니!!??

여러분들은 이미 알고 계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