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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눔/생각나눔

19. 지구가 견딜 수 있는 한계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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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견딜 수 있는 한계치, 2℃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봄을 맞아 약하디 약한 생명들이 세상에 나오더니 어느새 꽃이 활짝 피어나, 이제 '진정 봄이구나' 실감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황사와 미세먼지가 외출을 꺼리게 합니다. 해가 갈수록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데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사실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는 더욱 긴박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녹아내리는 북극빙하와 사막화, 기후재난 등을 세계 여러 나라가 막으려고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지구가 견딜 수 있는 적정수준(350ppm)'까지 낮추는 '350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지만 지난 80만년을 통틀어 유례없이 높은 농도가 기록되고 있습니다. 400ppm을 넘는 날도 여러 날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지구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3℃ 오르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2050년이면 하나님이 만드신 생물종의 20-30%가 사라지게 될 것이고, 2080년이면 3℃ 이상 올라가 90% 이상이 멸종할 것이라고 합니다. 별다른 예방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금세기말 4℃까지 오른다고 합니다.
정말 1도의 파괴력이 엄청납니다. 지난 100년 동안 상승한 0.8℃를 봐도 동식물의 약 52%가 서식지를 극지방과 고지대로 옮기고 있고, 62%가 봄이 빨라진 변화된 조건에 적응하려고 개화와 번식 또는 이동시기를 앞당겼습니다. 바다에서는 생존가능한 수온을 찾아 북쪽으로 땅에서보다 7배나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연간 7km). 농작물의 생산량 감소, 곡물가격 급등, 폭염 가뭄 홍수 산불 등의 위협도 커지고 있는데, 이는 빈곤층과 노년층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검댕, 먼지, 오존 등이 한곳에 머물러 초과사망자가 늘고 있는데, 2100년이면 세계 인구의 절반이나 초과 사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해진 지구상승온도가 2℃입니다. 비교 시기는 산업혁명 이전으로, '지구가 지탱할 수 있는 한계치', 곧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용 가능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치'입니다. 2℃가 넘으면 기후변화로 인한 파국은 피할 수 없게 되고, 그때의 노력은 별 의미가 없어지게 됩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회의(IPCC)가 지난해 제5차 보고서를 통해 지구 온도 상승을 2℃ 이하로 막기 위한 이산화탄소 누적배출량을 제시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산업화 이후 2900GtCO₂로 묶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이미 2011년까지 그의 2/3인 1900GtCO₂을 사용한 것이 문제입니다. 남은 양으로 살아가려면 2050년엔 40-70%를 줄이고, 2080년-2010년엔 인위적 배출을 거의 없애야 합니다.
그래서 올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은 202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이행방안을 담은 '자발적 기여 공약(INDCs)'을 제출할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 말 IPCC 총회(파리)는 그에 기초하여 2020년부터 적용될 새롭고도 확고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합의할 것입니다. 지구는 물론 우리에게 남아있는 희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도록,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걸맞은 목표를 세우고 제대로 이행해가길 기도할 뿐입니다.
아니 지구 동산을 거니시던 주님께서 지금 우리에게 "너희가 어디 있느냐?" 물으시면, 기후변화를 초래한 부끄러움을 무화과 잎으로 숨기고 변명하기보다, 곧바로 죄를 고백하고 '2℃ 억제를 위한 조금 불편한 삶'으로 응답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세계가 2℃의 기준점을 정할 때 배려 받지 못한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태평양 섬나라들과 연안지역 공동체'까지 생각하여 기꺼이 '1.5℃ 이하'라는 더 낮은 목표를 세워 이루어가는 우리가 되길 기도합니다.
기후변화 시대의 '지극히 작은 자들(마25:40)'과 지금도 힘겹게 버티고 있는 '지구'에게, '하늘 나는 새들(마6:26)과 같이 탐욕을 내려놓고 '생명을 택함으로(신 30:19)' 2℃ 상승을 막아내려는 우리의 약속이 희망이 되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