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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눔/생각나눔

18. 패스트푸드, 차라리 아이들을 굶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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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차라리 아이들을 굶겨라


유미호/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현대인들은 언뜻 보기에 음식의 풍요를 누리고 삽니다. 없어서 못 먹던 시대는 옛말이 되었고, 안 먹어서 걱정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음식의 양과 가짓수가 늘어난 만큼 우리 음식의 질도 높아졌을까요?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햄버거와 피자, 라면, 소시지와 햄, 감자튀김, 프라이드치킨 등. 요즘 아이들이 즐겨 먹는 음식인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들을 보아도 그렇습니다. 감자 튀김에 발암 물질인 아크릴아미드가 다량 함유된 것이 확인됐고, 패스트푸드 업체를 상대로 한 소송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이들 음식에 함유된 지방과 인공적으로 첨가된 화학물질은 비만과 각종 성인병을 유발합니다. 71년 일본에 맥도날드가 들어간 지 10년이 되었을 때 판매량은 2배가 되었고, 이를 따라 어린 아이들의 비만율도 2배나 증가했습니다. 또 이들 음식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 미네랄 등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정크푸드(Junk Food), 쓰레기음식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것입니다.
요즘 유치원생 10명 중 1명이 빈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어린 아이들이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으면서 철분 성분이 다량 함유된 녹황색 야채의 섭취를 기피하는 데다 첨가된 인공조미료 등이 철분 흡수를 막아 빈혈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철분이 부족한 아이는 쉽게 흥분하며 집중력이 떨어지고 운동 및 지능 발달이 나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수년 전 우리나라의 한 환경단체가 장난감을 미끼로 아이들을 유혹하고 있는 맥도날드의 ‘해피밀’을 올해의 나쁜 광고상으로 뽑은 적이 있습니다. 한편 뉴질랜드 정부는 어린이들을 겨냥한 햄버거, 청량음료 등의 패스트푸드 광고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적절치 못한 식품과 음료로 수십억 달러가 낭비될 뿐 아니라 성인의 절반이 비만인데다 이제는 어린이들에게까지 비만이 급속히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패스트푸드의 문제는 우리 몸을 해치는 것을 넘어 살아있는 생명들의 터전인 지구 환경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태평양 연안 미 북서부 지역의 대 농장들은 프렌치 프라이를 위한 균일한 감자를 만들려고 막대한 양의 화학비료를 사용합니다. 또 제품화 되지 않은 엄청난 양의 감자가 가축 사료나 비료로 사용되는데, 이는 심각한 지하수 오염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또 포장 종이의 생산에 따른 산림의 황폐화, 폴리스티렌과 기타 포장 재료에 의한 폐해, 대규모 육우 사육에 소요되는 막대한 물량의 사료, 먼 거리 이동에 의한 에너지 사용 등은 지구가 지탱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지 오래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새들의 노래가 멎고, 병아리가 부화되지 않으며, 나무에 열매가 열리지 않는 '침묵의 봄'이 우리 앞에 다가설 날도 멀지 않을 것입니다. 그 날엔 우리 아이들도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기 참으로 힘겨워질 것입니다.
이제라도 우리 아이들이 먹는 음식에 대해 신중해져야겠습니다. 선택할 땐 더욱 더 깐깐해져야겠지요. 아이들이 찾더라도 문제를 알리고 차라리 한 끼를 굶겨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입맛에서 멀어지고 있는 자연식과 전통음식을 되살려볼 일입니다. 깨끗하고 생산자를 확인할 수 있는 재료를 구해 아이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어봅시다. 그러면 아이들은 일용할 양식에 감사하고 세상의 밥으로 오신 주님 앞에 겸손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끝>